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실종된 K-의료 주춧돌 '보건의료인 지원책'을 찾습니다

간호조무사신문 | 기사입력 2020/08/10 [14:43]

실종된 K-의료 주춧돌 '보건의료인 지원책'을 찾습니다

간호조무사신문 | 입력 : 2020/08/10 [14:43]

한여름 뙤약볕이 내리쬔 7월 어느 날, 불현듯 미국의 소설가 존 스타인벡의 <분노의 포도>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. 시대는 1929년 세계 대공황 직후. 하루아침에 이주 노동자로 전락한 조드 일가를 통해 묘사한 자본주의의 모순과 허상. 

 

"저는 사방에 있을 거예요. 배고픈 사람들이 먹을 걸 달라고 싸움을 벌이는 곳마다 제가 있을 거예요"라고 울부짖은 조드 일가. 그 어디에도 파랑새는 없었다. 공고한 신분제와 절대적 빈곤이 횡행한 산업 자본주의의 민낯. 최하층부가 겪은 것은 다름 아닌 '일상의 파괴'다. 

 

그로부터 91년이 지난 2020년. 현대판 <분노의 포도>는 사방 곳곳에서 들린다. 전례 없는 코로나19 팬데믹(세계적 대유행) 쇼크. 역성장이 불가피한 한국 경제는 R(Recession·경기침체)과 D(Deflation·경기침체 속 지속적 저물가) 공포를 넘어 일본식 장기 불황을 뜻하는 'J(Japanification) 공포'에 바짝 다가섰다. 사다리를 걷어차인 최하위계층은 곳곳에서 비명을 지른다. 

 

정부가 야심 차게 꺼낸 카드는 '한국판 뉴딜'. 이를 움직이는 세 바퀴는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, 사회 안전망 강화다. 한국의 브랜드가 된 K-방역은 사회 안전망 강화의 핵심축이다.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그간 금기시하던 비대면(언택트) 의료의 물꼬도 트였다. 한국판 뉴딜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첫째도 둘째도 '포용적 성장'이다.  

 

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안 된다. 대공황 당시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이 단행한 뉴딜의 3요소는 '구제(Relief)·회복(Recovery)·제도개혁(Reform)'이었다.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제도개혁이다. 댐을 짓는 토목공사가 뉴딜의 전부는 아니다. 확장적 재정 정책은 뉴딜의 일부에 불과하다. 

 

일명 '와그너 법'으로 불리는 전미노동관계법. 루스벨트 행정부는 이 법을 통해 노동자의 단결권과 단체교섭권 보장을 골자로 한 교섭단위 제도를 신설했다. 미국 노동자의 최저임금이 인상된 것도 근로시간이 단축된 것도, 이 와그너 법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. 여기에 깔린 철학은 '사람·연대'다. 

 

한국판 뉴딜의 실상은 '혹시나 했더니 역시나'였다. 한국판 뉴딜 곳곳에선 '배제의 정치'가 횡행한다. 첫발도 못 뗀 '보건의료인력정책심의위원회'가 대표적이다. 보건의료인의 원활한 인력 수급 등을 핵심으로 하는 '보건의료인력지원법'은 지난해 4월 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. 법안을 발의한 지 3년 만이다. 

 

정부는 5년마다 보건의료 인력의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3년마다 실태조사를 하는 규정을 명문화했지만, 지금껏 회의조차 열지 못했다. 연간 예산은 3억 원도 채 되지 않는다. 정부가 16년 만에 불 지핀 의대 정원 확대(10년간 4000명) 정책도 별반 다르지 않다.

 

공공의대를 늘린다고 공공의료와 지역 간 의료 불균형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. 더구나 의료 최전선에 있는 간호조무사 등에 대한 지원 방법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. 무늬만 '보건인력 지원'이지 실상은 '노동 착취',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얘기다. 낮은 임금과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간호조무사를 비롯한 보건의료인에 대한 연대가 없다면, 한국판 뉴딜은 '올드딜', '쇼트딜'에 그칠 것이다.

 

▲ 최신형 아주경제 정치 팀장   © 간호조무사신문

 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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